김태균 (음악평론가, 전 국립극장 기획위원, 전 국립국악원 기획홍보팀장) (중앙대 음악학 박사.전통예술교육문화협회 대표이사)

지역이 지역인지라 경기도와 관련된 특히 북부지역과 관련하여 문화에 대한 이런저런 글을 쓰고자 한다. 사실 서울과 경기의 구분은 지도상의 문제이다. 수도권이란 말처럼 한반도의 중심을 이룬다.

몇해 전 경기도립국악단에서 칸타타형식의 교향곡 “경기환상곡” 작시를 위촉받았다. 거대한 경기도를 어떻게 표현할까 구상하다, 경기도를 동서남북으로 하여 오행(五行)에 기초를 두고 가사를 써나갔다. 마침 의정부 녹양동에 살 때라 절로 시가 나왔다.

경기도는 한반도의 중심 세상이 시작 된 곳.

하늘 아래 첫 땅, 우주의 기운을 모아 태초의 혈을 이룬 곳 .

백두에서 한라 가는 길 남과 북을 아우르는 한강으로

천하명승 경기도를 이루었네

하늘 넓고 바람이 자유로운 곳

햇살 아롱지는 산마루에 펼쳐 있는 샛노란 개나리 동네

경기도로 가자

봄은 목(木)이로다 방화수류 수원 화성 좋다 남(南)으로 가자

웃다리 농악이 안성마춤으로 노니 남사당 따라 바람 타러 가자

규제는 푸는 것이요 세계가 자유롭게 경기 모이니 경기 어찌 좋지 않을까.

경기관광 경기콘텐츠 경기무역 경기 아이티 피어오르니

대한민국 경기 좋고 경기도 어절씨구 좋구나

어화 사람들아 경기 그 어떠 하니 잇고 (경기 좋~다)

여름은 화(火)로다 만화방창 꽃이 피어오르니 경치 좋다 동(東)으로 가세

여주이천 도가기 축제 양평에서 산나물 캐고 청평으로 물놀이가세

계곡물 줄줄 흘러 휴양림 곳곳에 펼쳐지니 경기는 사람을 살리는 곳

가평 돌아 캠핑하고 양수리에서 족욕(足浴)하니 자연바람 절로 좋다

물 맑고 경치 좋으니 그 어찌 경기도 산천에 비하리

어화 사람들아 경기 그 어떠 하니 잇고 (경기 좋~다)

가을이라 토(土)의 계절 형형색색 단풍 좋다 GTX 타고 북(北)으로 가세

의정부 조선길 따라 포천 운악산에서 놀다 동두천 소요산에서 장자와 놀자

남북에서 오는 단풍바람에 통일의 향기 물신 하니 신명천지가 열린다

임진각 평화누리에 DMZ 철조망 드리우고 통일굿이나 한판 벌여보자

경기는 하나 되는 곳이니 그 아니 경기롭지 않은가

어화 사람들아 경기 그 엇더 하니 잇고 (경기 좋~ 다)

겨울이라 금(金)이로다 낙조(落照)에 낙조(落潮)로다 바다 구경하러 서(西)로 가세

강화에서 단군모시고 조선 땅 청구 산동으로 가세

화성서 요트 타고 평택 물류 드나드니 서해시대 돌아온다

길 열어라 아시아 시대 펼쳐진다 실크로드 물류의 길을 열자

경기는 미래를 펼치는 곳이니 그 어찌 경기에 살지 않으리

어화 사람들아 경기 그 엇더 하니 잇고 (경기 좋~다)

경기도여! 한반도의 중심 온 겨레의 심장

동서남북 빛을 펼쳐 한반도를 움직인다

대동맥으로 꿈틀거리는 한반도의 위대한 대수도(大首都)여!

거친 숨소리 몰아쉬며 일어서라

남과 북 손 맞잡고 동과 서 하나 되게

강강에 강강, 강강으로 돌고 도세

한반도의 대수도 경기도여 번영하라

필자의 작시에, 박범훈 작곡 “경기환상곡”의 가사 전문이다. 작곡자의 의중에 따라 첨삭이 됐지만 현재 경기환상곡은 경기도 주요행사에 <국악관현악과 대합창>으로 연주되며 경기도립국악단의 대표 레파토리가 됐다.

경기도는 그렇게 나의 상상의 세계에 살겹게 와있다. 내년 경기문화의 전당 개관 20주년은 맞아 경기도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하는 교향시풍의 “경기팔경(京畿八景)”을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도립국악단 공동으로 기획하며 어떻게 작시를 할지 구상 중이다.

올해 초부터 경기북부의 산을 올랐다.

북한산에서 도봉산으로 사패산에서 천보산으로 팔봉산, 해룡산, 국사봉으로 북쪽 산을 훑었다. 국격이나 인격처럼 산격(山格)을 느꼈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란 말이 있다.

그 땅에서 살아 숨쉬어야 할 문화가 이제는 전통(傳統)으로 낡은 것이 되어 버린 현실, 그리고 힘겹게 오른 북쪽 산의 맹주 국사봉 정상에 있는 미군부대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그리고 회암사를 품고 양주에서 의정부로 흐르는 천보산맥, 흡사 용이 꿈틀거리듯 북한산을 향해 대륙을 향해 뻗는 지기(地氣)를 느끼며 바로 이곳이 조선의 왕도가 될 길지(吉地)였음을 실감했다.

역사는 반복하지만 항상 살아온다. 그것이 전통이 오늘에 살아있는 이유이다.

경기도는 서울의 날림을 잡아 주는 어머니의 치마폭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생각에서 서울경기를 아우르는 전통예술교육문화협회를 만들었다.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가 통하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