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시민위원회 “성폭행 위험에서 적극적 자기방어 허용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성폭력 피해자의 자기방어권 최대한 보장

성폭력 피해자가 성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강제로 키스하는 가해자의 혀를 깨물어 혀 3분의 1이 절단돼도 이는 정당방위라는 검찰의 의견이 나왔다. 

23일 의정부지검은 성폭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강제 키스를 하려는 가해자의 혀를 깨물어 혀의 3분의 1이 잘리게 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 A(23·여)씨를 불기소 처분하고 가해자 이모(54)씨를 강간치상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11일 오전 1시경 혼자 술을 먹으러 가기 위하여 가해자 이씨의 택시를 타게 되었고 이씨가 같이 술을 마셔주겠다고 제안하여 의정부시에 있는 횟집에서 술을 마신 후 이씨의 집으로 이동했다. 

이어 같은 날 오전 6시경 이씨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성폭력 위협을 느껴 이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A씨가 방문을 잠그었으나 이씨가 문을 부수고 들어와 A씨의 엉덩이를 만지며 강제로 혀를 집어넣고 키스하는 등 성폭력을 시도하자 A씨는 이씨의 혀를 깨물어 혀의 3분의 1이 절단돼 노동능력 일부가 상실되고 언어장애 등 중상해를 입었다. 

경찰은 지난 9월3일 A씨를 중상해 혐의로, 이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지난 9월28일 열린 검찰시민위원회에서 A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했다.  

검찰시민위원회는 “상해의 정도는 가볍지 않으나 혀를 깨문 것이 피해자가 처한 위험에 비해 과도한 대항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성폭행 위험 상황에서 적극적인 자기방어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정당방위”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성폭력 피해자의 자기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한 것”이라며 “성폭력 피해자의 자기방어권을 최대한 폭넓게 인정해야만 선량한 시민들이 흉포한 성폭력범죄로부터 자신의 성적 결정의 자유를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게 되고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피해자로부터 중한 신체적 상해를 입게된다 하더라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성폭력범죄에 대한 검찰의 엄정한 단죄의지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