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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9-20 09:59:07 입력
[의정부 여행하기] <의정부여행하기 제25편> 망월사
"망월사 가는 길은 달빛소나타"
황현호 객원기자(gbnews1@hanmail.net)

 

어느 지역이든 어떤 인물이든 그 흔적은 없을 수 없다.

의정부에는 흔적들이 전철역에 아로새겨져 있다. 망월사 역은 흔적을 기차역에서 전절역으로 진화해 왔다.

진화생물학에서 "강한 개체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개체가 강한 것이다"라는 명제가 있다. 사회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의정부가 시 승격된지 53년 됐다.

그로인해 많이 개발됐다. 그런 난개발 와중에도 이 망월사 역은 살아남았다. 우리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나.

망월사역이 용케 살아남았을 정도다. 세월이 흘러도 달이 없어지지 않으면 어쩌면 망월사도 없어지지 않겠다.

달을 바라보는 절이어서 달이 갑이다

망월사를 풀어보면 달을 바라보는 절이다.

특히 정월대보름이나 한가위대보름에 망월사 경내에서 바라보는 보름달은 천하일품이겠다. 망월사에 뜬 보름달은 황홀할 지경이겠다.

망월사는 망월사역이 있는 신한대(옛 신흥대학)에서 올라간다. 신한대에서 망월사까지 총거리는 약2.2km다. 왕복, 3시간~3시간 30분이면 느긋하게 산행할 수 있다.

도봉산 거의 정상에 위치한 망월사는 의정부 시민뿐만 아니라 서울 등산객들도 즐겨 찾는 북한산 자락에 있다. 그래서 이 절은 오랫동안 의정부와 서울 시민즐에게 허파 역할을 했다.

망월사 그리 높지 않고 험하지 않고 멀지 않다. 산행 총시간은 약 2시간 걸린다.

신한대에서 출발하면 1시간 50분 코스

신한대 정문에서 출발한다. 10분 걸으니 외곽 순환도로와 도봉산 역에 가는 고속화 도로 교각이 육중하게 버티고 있다.

소음이 심한 고가도로를 지나 약간 지나면 본격적으로 도봉산에 있는 망월사 산행이 시작이다. 아스팔트 길을 걸으니 무당집에서 징과 북소리가 났다.

당집에서 오늘 굿이 있다는 신호다. 어느 구천을 떠도는 망자를 호출해 그 원한을 풀어주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북한산 국립공원 도봉감시소를 지난다.이때부터 흙길이다. 망월사를 오후 2시에 산행하기엔 늦지도 않고 빠른건 더더욱 아니다. 어중간한 시간대이긴 하는데 느긋하게 오른다.

도봉산은 엄홍길의 놀이터

도봉산, 망월사는 산악대장 엄홍길이 어릴 때부터 뻔질나게 다녔 던 산길이다.

엄홍길 엄마가 어릴 때 산 입구에서 등산객을 상대로 음식을 팔았다. 그는 식당 심부름으로 필요한 부식 등을 부지런히 날랐다.

그는 이 심부름 덕분에 근육은 단단해졌다. 이게 그에게 산행하기에 최적의 몸을 만들기 된 연유다. 훗날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정상을 비롯해 총 14 등좌를 하는 쾌거를 이룬다.

최근 살아있는 '산악계의 전설' 라인홀드 메스너(72)가 방한했다.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초청받아 왔다.

그는1978년에 무산소로 에베레스트를 올랐다. 지상보다 30%밖에 안 되는 8848m를 산소통 없이 혼자 힘으로 등정했다.

이후 8000미터급 14봉을 무산소로 오른 최초의 산악인이다. 그는 산악인이지만 글도 잘 써서 책을 70여 권을 내서 산악문학상을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받았다.

그는 혼자하는 등반의 '고독'에 대하여 빼어난 성찰을 이룬다.

산악계의 전설 라인홀드 메스너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혼자입니다.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하고, 배워야 합니다. 혼자 등반하면 완전한 자유를 느낍니다. 무정부주의자가 됩니다. 무엇으로부터도 속박

받지 않아요. 하지만 그런 고독을 감당하려면 많은 연습을 해야 합니다. 산에 혼자 오르면 고독이 엄습해 질식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밀어닥치기도 합니다.그런 두려움을 통해 죽음까지 이해하게 됩니다. 고독이 더 이상 파멸을 의미하지 않게 됩니다.고독과 고요 속에서 새로운 자유를 얻어요. 놀라운 느낌이죠. 두려움이 아닌 힘이 되는 그것이 바로 '흰 고독'입니다."

계곡의 물은 말랐고 그나마 하류에 좀 고여 있을 뿐이다.

가을 가뭄이 길다. 계곡에 물이 없어 헌걸찬 우람한 바위의 자태를 볼 수 있다. 초가을 햇살에 노출된 바위가 마치 산에서 선탠하는 것 같다.

25분쯤 오르니 오른쪽으로 우람한 바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일명 '두꺼비 바위'다. 거대한 산 한 모퉁이를 빌려 두꺼비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모습이 늠름하다.

추색시 더 돌아 단풍이 들면 이 두꺼비 바위는 아름답다. 초록이 붉은 색으로 단풍들면 이 포인트에서 등산객들은 꽤 쉬면서 두꺼비 한 놈을 바라본다.

"그 놈 참 당당하네"라고 칭찬 한두 마디 던지고 갈 것 같다.

두꺼비 바위에서 30분쯤 뉘였뉘였 걸어가니 약수터가 나온다 선재약수터.

물을 마신다. 시원하다.곧 물병 안에 있는 묵은 물을 버리고 약수물을 채운다. 쓰면 밷고 달면 삼킨는 냉혹한 현실이 물에도 적용된다.

망월사 부근은 단풍이 들기 시작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활엽수 나뭇잎들은 맥아리가 없어 보인다.

기온이 밑에 하고 다르다. 냉기가 나뭇잎 사이로 흐르고 있다. 나무들은 이제 기운이 다빠져 더 이상 태양으로부터 염록소 활동을 못하게 되는 운명에 놓여 있다.

곧이어 붉은 낙엽으로 자신의 뿌리에 떨어지리라.

등산객들은 안 보인다.하산을 서둘렀다. 나는 반대로 산 정상으로 가고 있으니 어인 일인가?

뒤에서 인기척이 점점 커진다. 뒤돌아보니 양손에 짐을 잡고 서둘러 망월사로 가고 있다.

양 손에 짐을 들었음에 도 걸음이 빠르다.

나는 " 스님, 걸음이 힘차싶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제가 힘이다 납니다"라고 던졌다.스님은 미소지으며 "저는 먼저 올라갑니다. 천천히 오세요"라며 공기를 가른다.

얼추 1시간 50분을 오르니 망월사가 보인다. 밑에서 우러러 보니 절이 다소 거만해 보인다.

자꾸 오르니 나와 절이 눈높이가 같아지니 시선이 편안하다.

절은 수리 중이다. 기와를 교제하는 일이다. 10월 중순까지 작업을 하라고 밝힌다.

수염난 외국인 남자가 경내에 있는 영문 설명글을 유심히 보다. 처음엔 무슬림아니면 이스라엘 유태인 랍비같은 생각이 들어 물어봤더니 미국에서 여행온 거고 지난주에 해인사에 갔다고 했다.

템플스테이 해봤냐고 물었더니 해인사에서 하룻 밤 잤다고 한다.

장엄한 새벽 예불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자신은 매일 명상(메디테이션)을 한다고 덧붙인다.

약수물은 마셨냐고 하니 위에서 떠 마섰다고 물통을 보여주며 한 모금 마신다.

망월사 옆길 포대능선 가는 길에서 망월사 경내를 조각조각 본다. 멀리 자운봉이 보인다. 그 아래엔 자기가 호령하는 봉우리 두어 개를 거느린 눈치다.

망월사는 말 그대로 달을 바리보기 쉬운 스탠스다.

바위에 걸터앉아 사과 한 개를 먹는다. 어느덧 오후 5시가 됐다. 어디서 밥 냄났다.

성을 유지하려면 속스럽지만 먹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성도 별 수 없다. 성과 속은 동전의 양면이다.

승려는 상대적으로 그 동전의 한 면인 성을 부단히 갈고 닦을 뿐이다. 속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점심 한 끼 같이 나눌 정도의 망월사

망월사는 봉선사의 말사이며 신라시대 639년(선덕여왕8)에 해호가 창건했다.

오랜 세월 부침과 퇴락을 거쳐 1972년 춘성 스님이 퇴락한 선실을 철거하고 2층 석조 건물을 지은 게 지금의 망월사의 뼈대를 세운 것이다.

망월사는 유난히 등산객이 모여들고 나간다. 여기서 물을 채우고 땀을 식히고 싸가지고 온 것을 입에 댄다.

특히 일요일 12시쯤엔 등산객들로 미어터진다. 점심 공약하려고 지네같이 복잡한 등산신발 줄을 푸느라 허리를 꽤 구부린다,

자벌레 같이 몸이 굴곡진다. 따뜻한 밥 한 술이 민중이고 부처고 망월사다. 많은 사람이 이 빛을 받고 있다.

망월사의 달빛을. 온 세상이 월인천인지곡이다.

본지 객원기자 황현호(의정부 문화발전소 소장)

<본 기사는 의정부시 조례에 따른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2016-09-20 09:59:07 수정 황현호 객원기자(gbnew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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