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군 “한 승객의 손목과 팔 경전철 출입문과 스크린도어에 끼어 2~3초가량 문 열리지 않자 비상레버 내렸다” “경찰 조사후 용감한 시민상 감이다...니가 잘했다고 했다”, 경찰조사결과 의정부시에 통보해, 안시장 “사실은 알려져야 할 것”

의정부경전철(주) 오락가락 답변, “경찰 조사결과 공문 보내지 않고 구두로 미성년자라고만 했다“더니 ”표창도 검토하고 있다“?, 당시 상황 담긴 CCTV 경찰에 제출하고도 ”본 적 없다“, C군 진술 사실이라면 경전철 자동감지 문열림 시스템 큰 오류, 당시 상황 담긴 CCTV가 관건

지난 6월 30일 무료시승 운행 중이던 의정부경전철이 갑자기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고 취객이 비상레버를 잡아당긴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고의 범인이 ‘취객’이 아닌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 밝혀졌고 비상레버를 당긴 이유는 술에 취해서도 장난도 아닌, 인명사고를 막기 위한 긴급 상황에서의 행동으로 밝혀졌다.

본지는 지난달 30일 비상레버를 당긴 고등학교 1학년생 C군을 만난데 이어 지난 3일 C군이 요청한 안병용 의정부시장과의 면담을 취재했다.

사고 후 의정부경전철(주)측은 의정부경찰서에 비상레버를 당긴 용의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C군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이미 7월 중순께 의정부시에 수사결과를 문서로 통보했다.

그러나 의로운 행동을 한 고등학생이 취객으로 몰려있는데도 수사를 의뢰했던 당사자인 의정부경전철(주)측은 이 같은 사실을 아직까지 알리지 않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주)측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로부터 수사결과에 대해 공문을 받은 적이 없고 구두로 ‘안전관리를 잘하라‘는 말과 15살의 미성년자라는 것만 들었다. 이후 모 기자로부터 사람이 끼어서 비상레버를 당겼다는 얘길 들었다”고 답변했다가 “그 학생에 대한 표창 등은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6월 30일 의정부역에서 범골역으로 출발하려던 차량에서 C군이 비상레버를 당기자 당시 운행하던 차량 11대는 선로에 그대로 멈춰 섰고 타고 있던 무료 시승객 1500여명은 비상로를 걸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사고 경전철에 탑승한 승객에 따르면 “밤 9시께 갑자기 멈춰 섰으며 20여분 갇혀있다 비상문을 강제로 열고 철로를 걸어 나왔다”며 “취객이 비상레버를 잡아당겨 멈춰섰고 관계자들이 곧 도착해 복구하겠다는 안내방송을 내보냈다”고 말했다.

의정부경전철(주)측은 “취객의 돌발 행동”이라고 밝혔고 공중파는 물론 각 언론사들은 앞 다퉈 이 같은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고발생 범인과 원인은 보도된 내용과 전혀 다른 것으로 밝혀진 것.

C군은 제13기 경기도 차세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의협심이 강한 학생으로 알려져 있다.

C군은 “출발하기 위해 차량문이 닫힌 상황에서 한 승객의 손목과 팔이 경전철 출입문과 스크린도어에 함께 낀 채로 2~3초가량 문 열리지 않아 비상레버 내렸다”고 말했고 경찰조사에서도 같은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왜곡된 사고원인 발표로 의로운 행동을 한 고등학생이 취객으로 몰려 전 국민의 지탄을 받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됐으나 현재까지 이 같은 사실이 바로잡히지 않고 있다.

ⓒ 문에 낀 시민를 구하기 위해 의정부경전철 비상레버를 당긴 고등학생 C군

▶C군, 안병용 의정부시장 방문해 당시 상황 설명하고 호소

다음은 지난 3일 의정부경전철 사고를 야기한 C군이 안병용 의정부시장을 찾아 당시상황을 설명한 내용이다.

무료시승 때라 아는 형이랑 시청역에서 경전철에 탔다. 의정부역에서 발곡역 방향으로 출발하려는데 쇼핑백을 든 사람(여자로 추정)이 뛰어와서 닫히려고 하는 출입문에 손을 들이 밀었다.

일반적으로 전철의 경우에는 손이 끼이면 곧바로 열리는데 그 당시에는 약 2~3초가량 문이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손목 부분이 경전철 차량의 출입문에 끼어 있었고, 팔 부분에는 스크린도어가 닫힌 상태였다.

2~3초가량 문이 다시 열리지 않아서 비상레버를 내렸다. 막 출발하려고 문을 닫아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에서 사람이 끼어 2~3초가량 움직이지 않으니까 깜짝 놀랐다. 이대로 출발하면 그 사람 생명이 위태롭다고 느꼈다. 오로지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비상레버를 잡아당겼고, 이후 출입문을 손으로 열어 문에 끼어있던 승객은 풀려났다. 당시 승객은 놀라 “뭐 이런게 다있어, 안 타면 그만이지”라며 돌아갔다.

 당시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네가 아니었으면 큰 일 날 뻔 했구나”라고 격려해 주었다.

7월 초 경찰이 학교로 찾아와 교감선생님과 학생주임 선생님 입회하에 조사받았다. CCTV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근거로 수소문해 찾아온 것으로 안다.

  조사가 끝난 후 경찰관 역시 ‘용감한 시민상 감이다. 용감한 행동이었다’고 칭찬하고 돌아갔다.

이러한 사실을 전해들은 안병용 시장은 난감해 했다.

 안시장은 “용감한 시민으로 표창을 해야 할 지, 너무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 사실을 나무라야 할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안시장은 “시민들이 어둠속에서 고생은 했지만 장난으로 한 것도 아니고 시스템 하자도 아니고 모두가 정상이긴 했다”며 “그래도 사실은 있는 그대로 알려져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선의로 용감한 행동을 한 학생이 취객으로 비화됨 점과 용기 있는 행동이 손가락질 받는 것이 청소년에게 마음의 큰 짐이 될 것으로 판단해서이다.

또 안시장은 의정부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낮아 일어난 사고라고 폄하된 것에 대해 실추된 44만 시민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 의지도 강하게 보였다.

▶의정부경전철(주) 오락가락 답변속, 사고당시 정황담긴 CCTV ”본 적 없다“로 일관, C군 진술 사실이라면 경전철 자동감지 문열림 시스템 큰 오류-의정부경전철 출입문에 약 2㎝가량의 물체 끼면 5회 곧바로 살짝 열리고, 이후 1회 완전히 열리는 시스템

 학생의 진술과 경찰의 조사결과 말이 사실이라면 의정부경전철은 안전시스템에 커다란 이상이 있었다는 셈이된다.

7월 7일 오전 5시30분 1시간 운행중단, 7월 8일 오전 11시15분 25분 운행중단 등은 이미 시스템 오류로 밝혀진 상태다.

여기에 취객의 행동으로 몰아갔던 6월 30일 사고 역시도 안전시스템 이상으로 밝혀진다면 의정부경전철 불안전성 이미지는 더욱 추락될 가능성이 크다.

사고후 의정부경전철(주)는 6월 30일 사고의 범인이 취객으로 판단하고 의정부경찰서에 범인수사를 의뢰했다.

의정부경전철(주)는 사고 조사의뢰 1개월이 지났는데도 경찰로부터 당시 정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하면서 사실여부를 알 수 있는 당시 CCTV도 본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계속되는 기자들의 CCTV 관련 질문에 의정부경전철(주) 관계자는 “사고 다음날 CCTV를 경찰에 넘겨주었다. CCTV는 카피해서 주었고 원본은 우리가 가지고 있다. CCTV가 몇백개 인데 그걸 보느냐. 6월30일 사고후 계속 사고가 이어져 CCTV를 볼 시간이 없었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CCTV를 인지하고 있지않음을 강변했다.

특히, 출입문 개폐작동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정부경전철(주) 관계자는 “출입문에 약 2㎝가량의 물체가 끼면 시스템이 이를 감지해 5회 동안 곧바로 살짝 열리고, 이후 1회는 완전히 열린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6월 30일 의정부역에서 출발하려던 차량에 사람의 손과 팔이 끼었는데 왜 2~3초 동안 작동하지 않았을까? 안전시스템 이상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기자들이 “CCTV에 손과 팔이 출입문에 낀 사람이 찍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경전철회사측 관계자는 “그런 사람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경찰이 CCTV에 찍힌 영상으로 학생을 탐문해 찾은 것으로 안다”고 말하자 “지금까지 CCTV를 단 한 번도 볼 시간이 없었다”고 말바꾸기를 했다.

비상레버를 당긴 사람을 취객으로 밝힌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사고로 전구간이 정전이 되자 7개 차에서 비상레버를 당겼다. 취객이라는 음성 녹취가 돼 취객으로 보았다”고 해명했다.

의정부경전철(주)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개통 한달이 지났으나 평일 하루 1만2천명, 주말 1만5천명 이용으로 협약대비 평균 16%를 나타내 이용수요의 심각한 저조를 호소하며 환승할인 미시행을 주요 이유로 꼽으면서 환승할인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의정부시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수익사업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이 의정부시민에게 불신을 갖게 한다면 시민들은 의정부경전철을 더욱 외면할 것이며 이는 환승할인 시행과 비교될 수 없는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