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와 프로추어들 끼 발산 기회...그 시민욕구를 회룡문화제가 채워, 대박이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 방방곡곡이 들썩댄다. 봄, 여름, 가을까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 각종 곡식과 과일, 생선, 육류 등이 풍성하다.

먹거리가 풍부하면 사람들의 마음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보름달 같이 두둥실 달뜬다.

어디든 먹거리가 많은 시기에 '놀자판'이 가장 많이 벌어 진다. 물론 일상에서 겪는 여러 스트레스를 이때다 하고 풀고 싶은 욕구가 축제(festival)를 발명한다.

이런 현상은 세계 어딜 가나 흔하다. 다만 현대인들은 일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술집과 노래방에서 툭툭 털긴한다.

이 일도 따지고 보면 '작은 축제'일 수도 있겠다. 이걸 판을 키운게 축제다.

의정부 축제의 양대 산맥은 회룡문화제와 의정부국제음악극

의정부는 두 개의 축제가 호령을 한다. 산으로 말하면 수락산과 도봉산이고, 축제로 말할 것 같으면 '회룡문화제'와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음악극이라는 장르를 통해 정통 음악극을 선보이며 다른 예술

장르과 협업을 통해 창조적 긴장을 뿜어내는 세련된 공연 무대다.

덕분에 의정부 시민은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뛰어 난 음악극 공연을 즐길 수 있어 고장의 자랑이다.

올해로 벌써 15회를 맞이했다. 이 축제는 꽃피는 4월 말에서 5월 초순까지 약 2주간 펼쳐진다.

또 하나의 큰 축제가 회룡문화제다. 1986년 첫 축제를 열었고 올해로 30주년이다.

지난 10월8일(목)~ 11일(일)까지 4일 동안 시민들이 한판 잘 즐겼다.

회룡은 이성계와 아들 태종과의 다툼 끝에 지금의 의정부에서 화해한 것에서 유래

회룡문화제의 회룡은 용이 돌아왔다는 뜻이다. 왕자의 난을 계기로 조선 태조 이성계가 아들 태종이 꼴보기 싫어 함흥으로 가버렸다.

일종의 농성이었다. 아들의 끈질긴 요청으로 다시 한양으로 돌아온다.

그 중간 지점인 의정부에서 만나 그동안 서로 부자기간에 서운했던 감정을 털고 왕조의 번영을 기약했다.

이때 무학대사가 중간에서 큰 역할을 했다. 그 전에 무학대사와 이성계는 의정부 석굴암에서 3년 동안 '창업성취'를 위해 기도했다.

나중에 이성계가 조선을 창업하고 무학대사를 만나 이곳의 절을 회룡사로 바꿔 불러 오늘에 이른다.

다시말해 왕이 되어 왔다는 뜻이다. 돌아올 회, 용 룡.

의정부는 태조와 태종,그리고 무학대사에 얽힌 설화와 전설이 풍부하다. 그것을 바탕으로 회룡문화제를 출범시켰다.

이는 지역 정체성과 궁합이 잘 맞는 경우라 하겠다.

초창기엔 콘텐츠 부족과 전문성이 결여되어

초창기 회룡문화제는 좀 성글었다. 프로그램이 천편일률적이고 밌밌했다는 이야기다.

전문 기획가가 아닌 문화원 구성원들이 얼기설기 엮어 외부 유명 짜한 가수와 공연팀들을 불러 프로그램을 채우기 바빴다.

이는 전국에 있는 문화원이 다 비슷한 현상이었다. 무사안일이 만연했고 혁신 마인드도 없었다.

의정부에 오래 산 나는 회룡문화제를 90년대 두 번 본 기억이 있고 2000년 중반에 서너 번 참가했다.

축제가 감흥이 없고 시민들을 끌어내 난장에서 한바탕 놀게 하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고 있다손 치더라도 부실했다.

그 후론 안 갔다. 왠걸, 2010년 이후론 상당히 업그레이드가 됐다.

최근 5년 전부터 세련되고 시민참여적 프로그램이 부쩍 늘어 축제가 활력이 넘쳐

축제에 기획의 개념이 보석 같이 박혀 공연이 짜임새 있게 배치했다.

사실 이게 중요한데 축제의 주인인 시민들의 끼와 재능을 끌어내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빼곡히 채웠다.

그리고 축제가 제대로 될려면 공간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중심가가 그래서 중요하다.

시민들이 설령 축제 소식을 모르고 있더라도 길가다가 각종 퍼포먼스와 타악 소리에 눈길을 주게 된다. 당연히 사람이 자석처럼 모이고 난장에서 벌어지는 공연은 흥이 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내 중심가에 있는 차없는 거리(옛날의 중앙로. 2차선 차로였다)에서 축제의 메인이 치러진 것이다.

사람있는 곳에 축제가 있는 것이다. 그 전에는 시청광장 앞 잔디광장에서 주로 행사를 치렀다.

이는 공간 하나에서 모든 공연을 하게 돼 좀 단조롭다. 접근성도 떨어지고 뭔가 편치 않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축제를 차없는 거리에서 하고부터 아연 활기가 봄꽃처럼 피어난다.

공간이 의식을 좌우한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축제의 반은 공간을 어떻게 시민들과 소통하느냐에 달렸다.

축제 공간을 차없는거리에서 펼쳐 대박

이제는 회룡문화제는 예전의 회룡문화제가 아니다. 최근 5년 사이에 몰라보게 바뀌었다.

일취월장도 이런 일취월장이 없다. 문화원에서 밀도 있는 축제 프로그램을 꾸려나 가기 시작하고부터 사람이 꼬이고 흥이나는 축제로 성장 한다.

이는 직원 교육과 타 지역 축제에서 보고 들은 영향도 컷지만 의정부음악극축제가 한국을 대표하는 경기도에서 자랑할 수 있는 축제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회룡문화제와 의정부음악극축제는 그 '연식'이 배로 차이가 난다.

전자가 30년 후자가 15년. 회룡문화제 측에서는 분발을 안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됐다.

이 두 축제는 서로 경쟁과 보완 관계다. 이게 결과적으로 의정부로써는 잘 된 일이다. 그로인해 축제의 질이 확 높아졌으니 말이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꽃피고 지는 4월 말~5월 초고 회룡문화제는 10월 초순 4일간이다.

축제의 현장을 가본다

10월8일(목요일)부터 시작했고 6일부터 의정부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전시를 시작했다.

서양화, 서예, 닥종이 인형 전시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9일(금) 오후 6시엔 경기도북부청사에서 개막식 팡파래를 올렸다.

조수기 의정부문화원장이 축제를 선포하고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각 분야에서 활약한 시민에게 시민공로상을 표창했다.

방청객들은 뭐니뭐니해도 공연 출연진을 보고 오는 법.

출연 가수 중에 눈에 띠는 이는 단연 젊은 피 이정&놀자와. '올드'한 김완선과 변진섭이다.

이정&놀자는 MBC 8대 복면가왕과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여 젊은 청중의 뜨거

운 열기를 받는다.

반면 40~50대 이후 세대는 김완선은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가장무도회'로 옛날 전성기 때 기억을 호출한다.

그리고 변진섭의 '희망사항' '새들처럼' 같은 노래로 중년들을 사로잡는다. 그밖에 정해진과 가비앤제이의 발랄한 기운은 가을 밤공기를 데우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축제는 주말로 가고 있다.

주말 축제 기간엔 인파가 넘쳐

회룡문화제의 메인은 주말(10,11일)이다. 이때 차없는 거리에는 인파가 가득하다.

그 인파가 풍물소리에 물결을 친다. 흥이 난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시민들은 다채로운 공연을 즐긴다.

공연하는 주변에는 카페들이 즐비하다. 목마르고 쉬고 싶으면 거기서 간단한 요기거리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이면 골목으로 들어가면 식당이 많아 상인들도 즐거워 한다.

주말 축제 기간에 부대찌개 축제도 열려

신한은행 앞 특설무대에서는 많은 공연이 펼쳐지고 비보이 국가대표 주자 퓨전MC가 신기한 몸동작을 연발하자 아이와어른들은 박수와 환호로 떠들썩하다.

길 반대편 쪽 무대에는 어르신들이 평소 갈고 닦은 것을 공연무대에 수줍게 드러낸다.

또 동별대항 노래자랑 경연대회가 각 동네에서 온 이들이 응원이 끊이지 않는다. 일명 '회룡난장'이라는 행사다.

지역에서 '암약'하는 아마추어와 '프로추어(프로와 아마추어를 합성한 말)'들의 장기 자랑이 장난이 아니다.

신명이 이런게 아닌가 싶다. 아마추어 공연자들도 각자 자기 끼를 펼치고 이를 지켜보는 가족과 친구의 박수 소리에 감격스러운 저 표정이라니.

나는 이것 하나만 봐도 이 축제는 성공했다고 본다.

프로도 프로지만 아마추어와 프로추어들이 한바탕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그 기회 말이다.

그 시민의 욕구를 회룡문화제는 채워주고 있다. 대박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주말엔 의정부가 자랑하는 먹거리 축제도 덤으로 열렸다. '의정부 부대찌개 축제'다.

공연을 보는 것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주말에는 이 두 축제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본지 객원기자 황현호(의정부 문화발전소 소장)

<본 기사는 의정부시 조례에 따른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