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사패산 50대 여성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6월 11일 경찰에 자수했다.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월 10일 오후 10시 55분께 정모(45.무직)씨가 경찰에 전화해 "내가 사패산 등산객 정모(55, 여)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정씨가 머물고 있던 강원도 원주로 형사들을 급파해 11일 오전 0시 30분께 정씨를 검거했다.

정씨는 특별한 직업 없이 공사장 등에서 일용직으로 일해왔으며 검거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다.

정씨는 피해자 정씨가 숨졌고 DNA를 확보했다는 언론보도에 압박을 느껴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현장의 족적이 정씨와 일치함을 확인하고 정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피해자 정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며 "산에 혼자 있는 여성을 보고 돈을 빼으려다 저항해 폭행한 뒤 지갑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서건 현장에서 사라진 오렌지색 지갑 안에는 피해자 정씨의 신용카드와 도서관 카드, 현금 1만4000원이 들어있었고 정씨는 현금만 챙긴 뒤 범행현장에서 200ｍ정도 내려온 지점의 미끄럼방지용 멍석 밑에 지갑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빼앗은 돈은 고작 1만4000원이다.

피해자 정씨는 지난 6월 8일 오전 7시 10분께 의정부시 사패산 8부 능선 호암사 100m 인근 등산로에서 돗자리 위에 정씨가 가져온 막걸리, 김치, 과자 등 먹다 남은 음식물 등이 있는 그 위에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당시 상의와 하의가 반쯤 벗겨져 있었고 현장에서 체모와 숨진 정씨의 손에 머리카락 한 움큼이 발견됐다.

시신의 옆구리 부위에 선명한 신발 자국과 팔에 멍 자국, 목에 상처, 눈 출혈 등이 확인돼 손 또는 발에 의해 머리손상을 입은 뒤 목 졸림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머리카락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의 DNA와 일치하는지 확인중이다.

또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살해 동기와 수법, 성폭행 시도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