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7-07-23 10:33  
의정부 여행하기
 
Home > 의정부 여행하기
  2016-10-15 13:59:29 입력
[의정부 여행하기] <의정부여행하기 제27편> 부용천 억새 군락지
부용천 억새밭을 걷는다
황현호 객원기자(gbnews1@hanmail.net)

 

부용천은 가을에 걷기 좋다.

집을 나선다. 간편한 복장에 운동화로 신으니 홀가분하다. 오늘은 신곡동 시외버스터미널과 포천다리 밑, 천변을 따라 부용천을 따라 탑석역까지 걷는다.

걷기는 육체와 정신에 탄력을 줘

걷기란 자유로움이다. 그것은 다리의 근육 운동만을 뜻하지 않는다. 걷기는 잠들어 있는 생각을 깨우고 그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 하는 고도의 정신 운동이다.

그래서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이렇게 예찬한다. "나는 걸으면서 나의 가장 풍요로운 생각들을 얻게 되었다. 걸으면서 쫓아버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생각이란 하나도 없다."

가을이 깊어간다. 만추에 시간의 여울이 춤을 춘다. 저 멀리 도봉산 수락산 천보산 등이 히끗히끗 붉은 기운이 돈다. 설악산은 단풍으로 이미 산 정상부터 용광로로

끓어 넘쳐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적화통일'을 완수한다.

부용천은 억새 군락지

부용천 천변의 나무와 꽃과 풀은 기력이 쇠잔하여 요양원에 가기 직전의 노파와 같은 신세다.

이들은 더 이상 광합성 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몸피를 줄여 생명을 얇게 만든다. 봄의 화양연화를 거친 식물의 처연한 아름다움이다.

그중에도 억새가 군계일학이다. 나무도 아닌 것이 키는 사람 높이만큼이고 하늘하늘 움직이는 모습은 코스모스가 시샘할 정도다.

억새는 갈대와 달뿌리풀과 외양이 비슷하다. 억새는 갈대가 아니다. 꽃의 색깔이 흰색에 가까우면 억새, 키가 크고 갈색에 가까우면 갈대다.

이렇게 억새와 갈대, 달뿌리풀의 이산가족사는 다 따로국밥과다. 셋은 팔자가 쎄다.

억새, 갈대 그리고 달뿌리풀의 분단사

옛날에 억새와 갈대, 달뿌리풀이 한마을에 살았더래요. 10월 어느 가을날. 세 동무는 소풍을 갔더래요.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살랑 대는 산마루에서 셋은 쉬면서 이렇게 말하더래요.

억새: 아, 시원하다. 높아서 딱 좋아.난 여기서 살래.

억수로 모진 산바람에 아랫도리가 약한 갈대와 달뿌리풀은 힝! 하고 토라져 정상을 내려오다 산중턱 개울가에서 보름달을 맞았더래요. 풍광 좋은 산허리에서 갈대는 달한테 그만 마음을 뺐겨 뿌리 박고 사는 팔자가 됐더래요.

달뿌리풀: 산중턱이 안온하네. 난 여기서 살래.

혼자가 된 갈대는 슬픔에 겨워 갈대(갈데?)까지 가다, 바다가 가까운 '울음이 타는 가을 강가'에 이르렀고요. 버림받은 갈대는 그 습한데서 오래오래 살며 '갈대의 순정'을 풀었더래요.

억새의 아름다움은 역광에서

부용천 군데군데엔 억새 군락지가 있다. 특히 경기북부 청사역과 곤제역 앞과 탑석역 맞은편 천변엔 억새가 옹기종기 모여산다.

억새들이 하늘하늘 위태로워 보이지만 그 특유의 몸매로 중력에 순응한다. 억새는 햇빛을 오전 10시~2시쯤에 받으면 그 자태가 늠름하다.

그 시간에 V자로 햇살을 받은 억새는 광합성을 가장 많이하는 듯 하다. 마치 부모가 자식 입에 먹을 것이 들어가면 흐뭇해듯 하듯이 갈대는 이때 식욕이 왕성하다.

억새를 역광으로 보면 더 아름답다. 태양과 맞짱뜨면 좋을 게 없다. 사진을 역광으로 잘 찍으면 더 좋을 수 있듯이 억새를 역광으로 보면 실로 눈부시다.

해가 기울어 석양녁이면 억새의 모습은 그윽해진다.

햇빛이 약해져 억새의 측면을 마사지한다. 억새는 하루종일 시시각각 부위별로 태양한테 조명 받는 존재다.

사람도 그렇다,관심과 격려 속에서 사는 귀한 존재다.

억새밭에 부는 바람엔 사람의 사연이 스쳐가

천변을 걷노라면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부용천에 흐른다.

어떤 아가씨는 해맑은 얼굴이고 어떤 부부는 수심이 가득하다. 그 부부는 빚에 짖눌려 있을까. 아님 실직을 하여 답답하여 산책 나온 걸까.

요즘 우리네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사는 게 힘 들다고 아우성 치는 이웃이 늘고있어 마음이 무겁다.

'삶은 사는게 아니라 살아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은 강물처럼 흘러간다. 지금 여기 부용천처럼.

억새는 힘이 세다

억새의 꽃말은 활력이다. 활력은 억새에 어울리는 훈장이다. 모진 환경에서도 의연하게 버티는 그 근기가 장난이 아니다. 버티면 이기고 버티면 산다.

어깨 축 처진이들은 가을볕을 쬐며 부용천 억새를 보러 갈 일이다. 왜냐하면 이성복 시인이 말했듯이 "우리가 힘든 것은 우리가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적이 있는 사람이다. 니체가 말했다. "삶에 목적이 있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억새처럼.

본지 객원기자 황현호(의정부 문화발전소 소장)

<본 기사는 의정부시 조례에 따른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2016-10-15 13:59:29 수정 황현호 객원기자(gbnews1@hanmail.net)
황현호 객원기자 다른기사 보기
TOP
 
 
 

포토뉴스
김동근 경기도 신임 부지사 “살기 좋…
이만조 기자
양주시, 한국생활개선양주시연합회 회…
경기북부종합뉴스
의정부시의회 임호석 의원, 의정부농…
연천군, 제23대 정의돌 부군수 취임식…
동두천시, 고재학 신임 부시장 취임
포토뉴스
의정부시 왕부대찌개식당 어르신 식사…
경기북부종합뉴스
천주교 의정부교구 교정사목위원회, …
김창수기자
양주시무한돌봄행복센터, ‘행복한 오…
동두천시 불현동, 또 다시 나타난 얼…
경민대 산학협력단 양주시무한돌봄행…
이윤구의농심
꿀꿀이 죽과 부대찌게
ⓒ 농시미 이윤구 선생 6.25동족상잔의 대변란을 …
의학칼럼
의정부성모병원 위장관 외과 송교영 …
‘계절의 여왕’ 봄이 시작되는 3월, 각종 제철 음식…
포토뉴스
<기고>정재종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
亡牛補牢(망우보뢰)’ 의 뜻을 아십니까? 소 잃고 외…
의
학부모 설명회
경기북부종합뉴스,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로 256, 104-301, 등록번호: 경기아50123, 신문등록일: 2010년 08월 05일
발행/편집인: , 제보및 광고문의:070-8724-2636, 팩스:031-855-9981, E-mail: gbnews1@hanmail.net
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북부종합뉴스에 개재되는 제휴기사및 칼럼등 일부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